2016년 처음으로 늦뫼에 배정받아 인연을 이어온지 3년째에 접어든다. 워낙 낮도 많이 가리고, 성격이 내성적이라 처음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선배들도 그럴것이 생존률이 적다보니 신입생이 들어온 반가움 뒤에 걱정과 정을 아끼는 것이 느껴졌다.

어색한 기분과 선배들의 작은 소리에도 서운함과 뿌듯함이 교차하던 시절이었다.


배정을 받고 반년은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등반도 모르겠고, 사람도 모르겠고 '등반을 처음도전했을때 의욕은 온데간데 줄어들고 뭐 누구나 격는 그런 상황쯤 되는것 같다.


동기들이 열심히 등반을 이어갔을 무렵 난 참석도 저조하고 그냥 뭍혀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오래전 부터 해보고싶었던 등반을 미묘한 감정 따위로 접을순 없고, 포기도 습관이 된다고....조금 용납이 안되었던 것 같다.


함께 교육을 받던 형이 등산을 무지 좋아 했는데...좋아서 집까지 인수봉 근처로 이사간걸로 알고 있다. 그 형이 딱 2년만 따라다니면 좋아진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 순위를 1순위 "생업" 2순위 "산악회"로 정하고 미묘한 감정을 뒤로하기로 마음 먹었다.


1년이 지났을 무렵무터였던것 같다. 등반에 대한 내적동기....설레임 정도일까? 주말이 기다려지고, 사람관계에서 형성되는 정도 느끼기 시작했다.  인정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말이 쉽게 독고다이를 말하곤 했지만...사람은 사람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부정할수 없었다.


2년이 지났을 무렵 바위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복잡한 루트와 난이도에 대한 좌절도 함께 이뤄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좌절에 단계도 이해할수 있었다.


좌절다음에 성취감이 오고 다시 정체기간이 온다는 것도 말이다. 정체가 오면 다시 좌절을 위한 도전을 해야하는 것이 맞는것 같다.

만일 등반에 그레이드가 한정적이었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스포츠였을까?


다행이도 대한민국 전세계를 통틀어 등반의 다양성은 무궁무진하다. 어쩔때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가 더욱 내자신을 작게 만든다. 그래서 등반은 한번쯤 메달려볼 취미라는 것이 분명해 졌다.


작년부터 부총무를 진행하고, 올해 반년 총무를 하다보니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책임감이 강력해진것을 보니 나에게는 등반의 기회를 늘리는데 있어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총무를 하면서 스스로 마음가짐을 담아보았는데...첫번째로는 지치지말자 였다.  직장인의 고충을 사업하는 사람은 헤아리지 못하고, 직장인은 사업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과 같다.


등반에대한 좌절, 사람에 대한 좌절 이모든것이 기대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예초에 내가 노력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결국은 내자신을 위한 행동들 뿐이었다. 내가 등반을 잘해서 인정받으면 결국 내가 좋다. 총무를 잘해서 인정받아도 결국은 내가 좋은 것이다.


늦뫼를 아끼고 사랑한다. 어쩌면 이것도 결국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은 것이다.  한번 끝까지 가보려 한다. 


상대방을 판단하는데 가장 큰 기준이 되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상대방이 아니라 그날의 나의 기분, 나의 취향, 나의 상황 바로"나"이다.


그러므로 특별한 이유없이 누군가 미워졌다면 자신을 의심하라.


-김은주,<달팽이 안의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