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을 나서는 날이 있다면,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이번주말은 한가로운 분위기가 더하고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차에 올라 설악을 향해 달렸다.


양양고속도로가 개통이래 설악은 더욱 가까워졌고, 여유가 있는 토요일 아침 이었다. 네이버 지도 동선을 보니 홍전에서 팀차량을 만날수 있을 꺼라는 설레임도 있고 편의점에 들려 롯데샌드와 몬스터 음료를 마시며 떠나는 설악은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첫날은 미륵장군봉 등반을 하기로 하였는데.... 몇일전 부터 인스타그램에 타이탄길이 눈에 띄어 타이탄길을 올랐다. 가을 날씨가 쌀쌀 하였지만 등반하기에는 딱 좋은 날이었다.


좌측으로 몽유도원릿지의 바위결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어떻게 대한민국에 이런 바위절경이 있을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잠시 생각을 하며, 등반을 이어 나갔다.


참으로 기분이 좋지 않은가? 인간이 살아가면서 포기하지 말하야하는 움직임들이 있다. 걷기-달리기-점프뛰기-던지기-오르기 등이다.

달리는 일은 많지 않지만 등반을 보면 원시적이면서 과학적이고 더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함께 할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혜택을 받고 있는듯한 감정이 마음을 채웠다.


등반을 하고 마시는술은 더할나이 없이 여백을 채우기에 좋다. 물치항에 들려 가자미찜을 먹었는데...글쎄 맛은 별로였다.


다음날 새벽에 5시30분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삼형제릿지 등반을 위해 비선대로 향했다. 3년만인가? 처음 늦뫼에 오고, 처음으로 설악에 왔을때 등반한 곳이 삼형제릿지 였다. 


우리는 다섯조로 나눠 등반을 하였는데 첫피치를 올라 루트를 바라보니 여러자일들로 복잡해보였다. 우측으로 우회하는 큰승호 형의 모습을 보았고, 대장님께 우측에도 길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쪽으로 올라와도 좋지만 다소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잠시 생각을 하다.


그래도 자일이 없는 곳으로 가는게 좋을것 같다 판단하여, 우측으로 향했는데.. 이런 트레버스 구간이었다. 바위는 이끼로 채워져 있었고, 언제 내린 비인지는 모르겠지만, 바위는 아직 촉촉히 젖어 있었다. 지난번 인수봉에서 트레버스 구간에 확보물이 없어 뒤에 오는 파트너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트레버스쳐도 확보될수 있도록 캠을 구간별로 3개정도 확보하는데 자리가 썩 좋지는 않았다.


큰승호형 옆에 도착하니 ㅎㅎ 대암벽 교육 이후로 캠으로 확보한것은 처음 보았다. 나도 크랙을 이용하여, 캠을 박고 확보물을 설치하였는데... 역시 믿음감은 쌍볼트가 좋았지만, 왠지모를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인철형은 아직 병마와 싸우고 있다. 신경도 예민할 것이고, 체력적인 부분도 걱정이 되었다.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사실 더 많이 신경쓰였던 것은 사실이다.


나는 등반 중에 형에 감정을 제대로 받아줬는지 생각을 해보았다. 그냥 기분좋게 넘어갔으면 좋았던 부분들도 내감정이 표현되었다.

나는 그동안 체력 훈련을 하면서 체력의 여유는 감정의 여유라 생각하며 운동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에게 실망감이 남았다.


얼마나 빠른지 다른 팀을 따라갈수가 없었다. 준서와 합류하여, 쉬지않고 가는데도 무자게 빠르다. 나는 감정이 무거워졌고, 준서는 배낭이 무거웠다. 준서와 나는 서로 감정이 무거워 서로에게 투정을 부리며 등반을 이어나갔다.


그러고 보니 준서의 투정과 내가 부리는 투정은 조금 차이가 있었는데...나는 준서의 투정을 받아주지 못하였다.


해질무렵 뒤를 돌아보니 천불동계곡에 수많은 봉우리가 미세하게 비치는 빛에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이번 등반에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늦뫼를 잘 이끌어 주시는 정은기 대장님,지원차량을 지원해주신 이승호선배, 박만우선배 "숙소잡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그 어느곳 보다 휼룡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신 이승호선배, "모든 등반을 마치고 회원들의 위해 자리를 마련해주신 송인철/이현주선배" 늦뫼의 기둥 여준서부등반대장 그리고 힘들텐데 끝까지 웃으며 등반해준 신입회원님들 "재철형 고맙고, 정녕선배님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