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규암벽등반이 끝난줄 알았는데,  북한산 설교벽등반공지가 올라왔다.

믹스등반으로 오르는 동계등반루트로 각자의 등반스타일로 오르니, 알아서 장비챙겨 오라는~

무슨 말인진 잘 모르지만 겨울산 암벽등반이라는 호기심에 따라 나섰다.


쌀쌀하지만 상쾌한 아침 ^^

처음 보지만 왠지 익숙한 안인택씨를 마지막으로 만나 조금 늦게 출발했다.

인수봉을 뒤로 돌아 북쪽에 위치한 설교벽앞에 섰다. 동계암벽교육장으로 설교하는 장소라는 ㅎㅎ

좌측위로 귀바위가 새부리모양으로 보이며 눈앞에 펼쳐진 처음보는 암벽의 신선함에 가슴이 설레었다.


2명씩 3팀이 되어

승호씨와 인택씨(이 두분은 참 잘 어울린다)는 바일에 크램폰에 빙벽용아이젠까지 장착하며 겨울산을 앞서가려는 차림이었다.

좌측에 은기씨,세화씨팀 우측에 승호씨,인택씨팀이 오르며 난 찬우씨를 따라 올랐다.


3팀이 서로 옆으로 보며 오르는, 한눈에 들어오는 코스가 교육장으로 안성맞춤인듯.

12월치곤 그리 추운날씨는 아니지만, 그늘진 곳이어서 몸이 금방 식었다.


지난번 만경대에서 손발에 쥐가나는 추위를 맛본지라 암벽화를 신을 엄두가 나지않아 신고왔던 릿지화로 등반을 시작했다.

첫피치후 은기씨에게 혼난다 - 초보가 기본을 지켜야지, 암벽은 암벽화로~ (미안합니다ㅠㅠ)

정상급의 등반선배들이 얇은 암벽화에 맨손을 녹여가며 오르는 걸 보며 많은 걸 느꼈다.


중간에 발재밍구간에서 릿지화가 끼어서 혼이 났다.

릿지화는 고무창이 두꺼워 슬랩에서는 큰무리가 없었으나 재밍에서 잘빠지지않아서 (앞에가는 세화씨도 혼이 났다 ㅎㅎ)

옆에서 마른바위틈을 찾아 바일로 찍고 크램폰으로 오르는 승호씨를 보니 Climber가 아닌 Alpinist로서의 열정 - 인정합니다^^


어느정도 올라 능선에 서니 視界가열렸다.

바로 앞으로 역광의 숨은벽능선 실루엣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아!  여기가 바로 일전에 숨은벽을 산행할때 깊숙한 계곡너머로 보이던, 인수봉에서 흘러내린 그 능선에 내가 서 있구나 - - -

북한산에서의 내위치가 입체적으로 그려지며 가슴이 벅차 올랐다.


다시 하강을 하다, 바위를 건너뛰고, 릿지길을 올라 동계훈련 비박지에 도착했다.

햇빛이 드는 오아시스같은 휴식공간이었다.

사선크랙을 올라 능선에 서니 여기서부턴 찬 겨울바람이 몰아친다.

온전히 우리 늦뫼팀만이 이 루트로 인수봉을 올랐다.


정상급 선수들 - 正道를 걷는 은기씨, 산싸나이 마초 찬우씨,  40년 산사랑 알피니스트 승호씨 - 의 등반모습을 감상하며

오르는 이 코스 정말 좋았다. 올해 송년산행으로 모자람이 없었다.


설교벽은 이렇게 말한다 - 한번쯤은 뒤쪽에 가려져있는 이면을 보라고, 한 해를 보내며 뒤돌아 보라고, 얼마나 왔고, 어디에 있는지


산에서 보낸 하루, 추우면 추운대로 좋다.  

산은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