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벽을 시작한지 올해로 2년이 된다ㆍ사실 빙벽 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ㆍ

추운 곳에서 하는 운동 인지라 썩 내키지 않았고 또 낙빙의 위험이 커서 무서웠기 때문이다 ㆍ

남편이 비싼 돈 들여 사준 장비가 아까워. 작년에 1월부터 2월까지 매주 1박2일 빙벽을 했다ㆍ

그 덕에 올 겨울 시즌도 엄청 기대가 되었고 설레였다ㆍ
작년 만큼은 아니였지만. 올해도 매주 열심히 얼음을 했던것 같다ㆍ

날씨가 너무 추워서 여러모로 고생은 많았지만 빙벽을 할수 있는 기간이  두달 남짓 이기에

보통 빙벽 대회를 마치면 시즌 마감 이다ㆍ
올해도 이대로 끝인가 생각 하던 중 토왕을 갈수 있는 기회가 왔다ㆍ

사실 말은 안 했지만 무지 오르고 싶은 곳이 였기에 가슴이 뛰었다ㆍ

작년에 하단만 등반하고 내려 왔던지라 더욱 더 아쉬웠던 곳!!
등반일 3월1일
등반 하루 전 리조트에서 잠을 자고 새벽 5시에 출발을 하기로 했다 ㆍ

영동 지역에 대설 주의보가 내려지고 강풍 주의보 까지 내려졌다 ㆍ심란하다

와이 계곡에 눈이 많이 쌓이면 등반을  못 할수도 있다고 하신다ㆍ눈 사태가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ㆍ
4시 기상 송선배가 준비한 섭국에 아침을 먹고 5시 40분쯤 신흥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ㆍ

나무가지 마다 하얀 눈꽃들이 피었다ㆍ도로에 제법 많은 눈들이 싸여 있었다 ㆍ

매표소 입구로 들어 가려는데 매표소 직원이 설안산 입산통재라고 돌아 가라고 한다ㆍ
어차피 토왕도 허가없는 도둑 등반인데 선배님들께서 입산통재라고 안가실 분들도 아니고ㆍ

철조망을 넘어서 가자고 하신다 ㆍ이중으로 된 철조망을 넘어 물이 제법 불어난 개울까지 도강 ㆍ

그렇게 우리의 여정은 시작 되었다ㆍ
비룡폭포 도착 ㆍ여기서 부터가 고난의 길이다 ㆍ

눈이 많이 내려 미끄럽고 토왕까지의 어프로치가 힘들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다ㆍ

8시30분 와이 계곡에 도착
전날 내린 눈으로 이미 눈사태가 생겨 허리까지 빠졌다 ㆍ

장비 착용하고 하단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아무도 오지 않은 길 ..

오로지 러쌜로 뚤고 가야한다 . 먼저 앞장선 승호선배가 눈이 많아 러쌜 하기가 힘들다고 했다ㆍ

발이 빠지면 발버둥을 쳐야 나올수 있으니 엄청난 체력소모이다 ㆍ

와이계곡에서 하단입구까지 어프로치가 40분 이상 걸린것 같다ㆍ
하단도착,  하단 빙폭 얼음에 하얀 눈들이 소복히 쌓여있다 ㆍ

오늘 선등자들이 고생 하실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쌓여 있는 눈 때문에 얼음의 상태가 빨리 파악되지 않을것 같았다 ㆍ
3인2자로 두팀 으로 나뉘었다 ㆍ
은기 선배님 인철선배님ㆍ승호선배님
찬우선배님 현길선배님ㆍ현주
하단 왼쪽으로 승호선배가 리딩으로 스타트를 했다 ㆍ
출발시간 10시5분
찬우 선배가 중간 라인으로 리딩시작 ㆍ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 기상청 예보를 보면 9시부터 하루종일 강풍 예보이다 .바람이 불면서 스노우 샤워가 같이 왔다
하얀 눈가루와 얼음 조각들이 얼굴을 때린다 숨쉬기도 힘들고 썬글라스를 썼는데도 눈을 떨수가 없을 정도다ㆍ

은기선배가 얼음질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신다ㆍ

나도 하단을 오르기 시작 얼음이 썩어있다. 바일을 찍어 메달리면 터져버린다 ㆍ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해서 인지 거의 골다공증 같은 상태 발도 댈만 한곳이 없다 ㆍ

6명 중단 도착
찬우선배가 상단 입구로 러쌜을 하고 가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셨다고 했다 ㆍ

나도 현길 선배 따라서 상단 입구까지 도착
사진으로 봤을땐 빙질이 굉장히 좋아 보였는데 막상 와서 보니 여기도 마찬 가지이다 ㆍ

딱딱한 빙질이 아닌 물먹은 얼음,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의 강도가 더 세졌다,

 확보를 하고 있는데도 바람이 불면 몸이 휘청 거린다. 스노우 샤워도 폭포수 처럼 내린다 ㆍ등반중 강풍과 스노우 샤워가 내리면 얼음에 몸을 붙히고 있어야했다ㆍ 대기 시간이 길다 ㆍ

그만큼 등반이 힘들다는 뜻일듯 70미터 지점 에서 완료 싸인이 오고 세컨이신 인철 선배 현길 선배 출발이다 ㆍ

체력소모가 많아 힘드신듯 하다 ㆍ

밑에서 대기하고 있는 나랑 승호선배도 힘이 들었다 ㆍ

완료 싸인후 승호선배랑 나도 출발,

밑에서 봤을땐 누워 보였는데 막상 붙어보니 직벽에 오버다 ㆍ
얼음 질도 좋지 않아 바일도 여러번 찍어야 하고 힘들다 ㆍ

승호선배랑 내기하듯  쉬지 않고 70미터를 올라갔다 ㆍ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빨리 등반을 해야 할것 같았다 ㆍ상단 마지막 60미터 그나마 얼음은 좋아 보였다 ㆍ

 승호 선배도 출발하고 나만 홀로 남았다ㆍ등반내내 아래를 내려다 보지 않았다ㆍ

고도감 때문에 아래를 보면 겁이 나서 등반이 안될것 같았다ㆍ

머리를 돌려 내가 올라온 곳을 내려다 봤다ㆍ아찔하다 ㆍ 무섭다ㆍ그리고 외롭다. 

정신차려 이현주!주문을 걸었다 ㆍ마지막 한 피치를 향해 출발이다 ㆍ빙질이 단단했다ㆍ

토왕에서 느껴보는 얼음 다운 빙질이다 ㆍ
토왕상단 도착, 모두들 추위에 떨고 있다ㆍ

은기 선배님이 빨리 단체사진 찍자고 하신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5시45분. 하강 시간이 많이 늦었다ㆍ

토왕은 세번 하강을 한다 .상단 두번. 하단 한번

해는 이미 지고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ㆍ

추위와 배고픔에 힘들었지만 모두들 밝은 모습으로 토왕을 즐기려고 했다 ㆍ
하단까지 하강완료, 부랴부랴 짐 챙겨서 와이 계곡 탈출, 10시45분에 신흥사 매표소 도착
이렇게 우리의 여정은 해피엔딩으로 끝이났다ㆍ
이번에 토왕을 갈수 있는 기회를 주신 선배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지만

감사드리고 선등 하신 찬우선배님 은기선배님 고생 많이 하셨읍니다 ㆍ

세컨 봐주신 인철 현길 선배님도 무지하게 고생 하셨고 감사드리며

러쌜도 하시고 선등도 하신 승호선배님 께도 감사 드립니다 ㆍ
극한상황 에서도 든든한 선배님 들이 계셨기에 두렵지 않았고 즐길수 있었던 토왕 이었읍니다 ㆍ
감사합니다ㆍ

그리고 사랑합니다 늦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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