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쯤인가? 정승권 등산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며칠 전 페이스 북에 등반 영상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댓글로 "호종, 준서"는 지원 강사 준비해라.라는 말에 설마~~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연락이 온 것이다.

그동안 선배님들 따라 여러 곳을 등반해 보았지만, 선등을 설 기회는 없어.... 아니 선등을 설 자신이 없었다. 1년 전인가? 준서랑, 성우랑 인수봉 아미동 길을 등반해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몇 구간 선등을 해본 적이 전부였었다.

그래도 그때 아미동 구간 선등을 해봤기 때문에 조금 자신은 있는 상태였다.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길 3개를 적어달라는 주문에 "좋아하는 길보다는갈 수 있는 길을 물어보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아미동 길 선등해본 적밖에 없다고 말을 들이고, 그렇게 종합 등반지원 강사를 가게 되었다.^^""

배려로 아미동 길 을 가게 되었다. ㅎㅎㅎ 아뿔싸 금요일부터 비가 많이도 내린다. 걱정이 됐다. 아직 자신감이 많지 않아서인지 ?? 토요일 비가 오지 않는다면 준서랑 아미동 및 몇 구간을 연습해 보려 했는데.. 이거 생으로 붙게 되었다.

유튜브로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로 아미동 길 및 인수봉 몇 가지 루트를 3일 동안 100번 넘게 영상과 자료를 본 것같다.
그러서 인지 등반 시작점에서 바라본 인수봉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늘재 고개를 넘어서 간단히 미팅을 하였다. 날씨는 여전히 인수봉을 가릴 정도로 안개에 덮여 있었다. 모르는 게 약인가? 그냥 바위가 젖었든 말랐든 올라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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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정도 있다 보니 해가 비치기 시작했다. 등반을 시작해도 좋다는 말에 용암 슬랩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미동 쪽을 바라보니 사람이 참 많았다. 

속으로 내심 "아 ~아미동 가야 되는데.... 아~5시까지 정상 올라가야 되는데... 괜찮겠지" ㅎㅎㅎ 왜냐면 다른 길은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난 무조건 아미동으로 가야 했다. 

만일 시간이 지체되면 우회하거나 사람들이 적은 곳으로 가야 하는데 난 아직 준비가 안돼 그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먼저 온 사람들이 하나둘 올라가고 1피치 사람이 2명쯤 남았을 때 등반을 시작했다. 

등반을 시작하기 전 교육생들 빌레이는 믿을 수없어. 무조건 추락은 없다. 속으로 마음을 다잡고 올라갔다 충분히 교육은 받았지만, 그래도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없어 믿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그동안 함께 등반했던 선배님들과 동료들의 그리움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빌레이를 믿지 못하면 등반은 하지 못하게 된다. 믿음을 뒤로하고 등반을 시작하였다.5.9슬랩이라고 했는데.. 아직 몸이 풀리지 못한 탓일까? 제법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트 길이도 멀고 느낌이 좋지 않았다. 

더욱이 캠을 많이 처본 경험이 없어서 캠을 치고 확인하는데 그냥 툭 빠져버린다. 빠지면서 손으로 바위를 처서 시작부터 피를 보았다.요즘 자꾸 피를 보는 게 훈련이 덜된 기분마저 들어 좋지 않았다. 다시 캠을 치고 등반을 하는데 볼트가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좀처럼 무부가 나오지 않는다. 

좀 더 선배님들 열심히 따라다닐걸 따라다닐 때 생각 좀 하고 다닐 걸이라는 마음이 교차한다.다행히 추락 없이 1피치를 오르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지고 바위가 편안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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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피치에 올라 보니 아미동 길이 정체다. 헉~~~이러면 안되는데 늦게 등반을 시작한 탓에 2피치 오른 시간이 1시쯤 되었다. 5시까지 등반을 마쳐야 한다는 부담이 들었다. 아미동 크랙을 포기하고, 검악 크랙 또는 인수 B 크랙을 선택해야 됐는데. 검악은 어제 내린 비로 물이 흐르고 있어 등반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인수 B 항아리 크랙을 한 번에 오르기로 하였다. 획보지점이 별로 좋지 않아 크랙 시작점 나무 아래 좌측으로 다시 확보를 하고 나무를 지나 인수 B 크랙으로 향했다.


처음은 발재밍도 손도 좋아 등반이 수월했다. 정보를 수집하지 못한 길이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몸이 잘 풀려서 인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크랙 우측으로 볼트를 확인하였지만, 왠지 그 볼트는 내 볼트가 아닌 것 같아 크랙에 캠을 치며 올라가는데 올라갈수록 캠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 대략 시작부터 2개의 캠을 치고 나머지는 자유등반을 하였다.


무서웠다. 그래도 재밍이 안정적이라 멘붕이 오지는 않았다. 집에 와서 다시 자료를 살펴보니 우측에 있던 볼트들을 사용한 자료들이 많아 아쉬움이 컸다. 이번 등반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크랙 상단에 확보를 하고 교육생들 빌레이를 봐주었다. 어렵게 올라오는 듯보였다. 그러면서 내심 나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는 대견함이 교차했다. 교육생이 모두 올라온 뒤 뿌듯함에 따뜻한 이야기도 해줄 수 있었다. 스스로 조금 멋지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제 무난하게 참기름 바위를 지나 정상에 올라가면 되겠다.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줄어들고 맘이 편안해졌다.


바로 위에 준서가 있었다. 준서는 우정 B 변형을 갔는데 계속 보지 못하다가 보니 너무 반가웠다. 보통 우측 크랙을 지나 참기름 쪽으로 가는데 준서는 좌측 실크랙을 올라 더 등반을 하는 게 보였다.


준서를 본 반가움에 나도 그 길로 가보았다. 홀드가 좋아 보기보다 어렵지 않았다. 등반을 마치고 준서를 가까이보게 되니 더 반가웠다. 이번 등반에 캠도 빌려주고 늘 고마운 동생이다. 배울 점도 많고 나에게는 암벽에 입문을 도와준 스승과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등반 욕심에 제일 늦게 인수봉 정상에 올랐다. 2년 전 나도 여기서 교육생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느낌이 새롭다 못해 행복했다.

8db71d3fe90a3757a9e2acafed2b90d3.jpg 2016년 인수봉 정상


b539c4684dbc57316ecd8e9e30c3f2b3.jpg 2018년 인수봉 정상


이번 산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등반을 이제 어떻게 배워야 할지 느낌이 들어 더욱 값진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늘 사람은 마음을 놓지 않으면 발전한다는 것을 안다. 그 길에는 늘 많은 스승이 있다. 나에게는 늦뫼 산악회 모든 분들이 스승과도 같다. 나는 이 멋진 공간을 간직하고자 한다. 


선배님들 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실수를 최소한으로 하는 등반을 열심히 배워 멋진 등반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앞으로 행복한 추억 함께 만들어요. 이상 종합등반 후기였습니다. 늦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