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대회를 마치고 다시 한주가 시작 되었을때 월요일 부터 가슴이 설레 였습니다. 등반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설악의 품에 안기는 것보다 좋은 시간을 없겠죠.


우리나라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껴 봅니다. 목요일이 되었을 무렵 와이프가 먼저 설악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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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카톡으로 받은 사진을 보니 어찌나 부럽던지 일이 좀처럼 안잡히던군요.  

드디어 금요일 밤 짐을 챙기고 설악산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설악산 등반에는 적벽 에코 독주길을 간다고 하여 집에서 할수 있는 것은 트레이닝과 유투브 감상 ㅎㅎ 을 하고 조금이라도 홀드를 외어볼 심상 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숙소에 도착한 후 적적한 마음을 준서랑 소주 한병을 나눠 마시고 잠깐 눈을 감았나 새벽 4시쯤 은기 선배를 따라 적벽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유투브와는 달리 적벽앞에 서니 혹시 몰라 챙긴 주마에서 빛이나기 시작했습니다. 은기선배, 경복형이 먼저 자유 등반을 시작하였고, 1피치 부터 저는 대암벽반 졸업생답게 주마질을 하며 가볍게 크럭스를 통과 하였습니다.ㅎㅎ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합니다. 어찌나 주마가 찰싹 붙던지 말이죠. 사실 자유등반을 하고 싶었으나 경복형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꼬리를 내렸습니다. 형들 생각은 어쨋는지 모르겠으나, 마음 속으로 언능 올라가고 내려와서 장군봉이나 삼형제 릿지를 하는것에 마음에 조금더 급했기도 했습니다.


고전만 하다 마치기에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기에...... 그런 생각을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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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은 이번이 두번째 입니다. 2015년 대암벽 종합등반 이후 자유등반을 하러 온것이지만, 아직 부족함이 많아 저는 두번째 인공등반을 하고 돌아 왔습니다. 다행히 2피치는 자유등반을 해본것으로 매우 만족했습니다.


2피치 올랐을 무렵인가? 다른 형들과 누나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장군봉 등반을 하러 가는 것인데  언능 올라가고 장군봉으로 가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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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기 선배의 손에는 빨판이 있는 걸까요?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했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저 정도 실력은 못되더라도 나중에 후배가 적벽에 오르고 싶다고 했을때 흔쾌히 손을 내밀어 줄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었습니다. 먼저 경복형이 있으니 전 서두르지는 않겠습니다.^^"" 경복형 화이팅!!


적벽을 오르는 동안 햇빛을 볼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장군봉팀의 목소리는 더위에 지쳐보였습니다.

이번 주말은 여름이 오기전 가장 무더운 날씨 였는데요. 적벽에서 하강한 후 바로 장군봉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그 누구도 지치지 않았기에 팀에 합류 하기 위해 장군봉을 4피치? 만에 올랐습니다.


등반은 어렵지 않았으나 역시 문제는 목마름과 뜨거운 햇빛 이었습니다.  이번 등반의 크럭스는 목마름 11c , 뜨거운 태양 12a 정도 되었을 것 같습니다.ㅎㅎ


정상에 올라 형들과 누나들을 보니 지친것도 잠시 어찌나 반갑던지 기분이 다시 좋아졌습니다.  뒤돌아 보면 등반이 좋은 것도 있지만 늦뫼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사람 때문인것 같습니다.


종종 술을 함께 마시고, 등반을 하고 많은 이야기를 할때 그 누구도 서로에게 힘이 되려고 하는 팀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입니다.

이번 등반에도 서로가 치쳐있고 힘이 빠져있을때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재치와 노래 어찌나 힘이 생기던지 다들 같은 마음이셨을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장시간 등반을 좋아 하는것 같습니다. 특히 이렇게 날씨가 더울때는 사람의 마음이 아주 미묘하게 움직이거든요.

어찌나 수박이 먹고 싶던지, 시원한 냉커피 한잔이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 나던지 등반을 하며 소소한 행복도 함께 가져 갑니다.

 

일요일은 정승권 교장 선생님께서 개척하신 험한세상의 다리가 되어와 더불어 한시길 등반 하였습니다. 요즘 선등 연습에 열중하고 있던 터라 은기 선배가 줄을 깔고 그 뒤를 이어 반선등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험다길도 반선등으로 진행을 하였습니다.   설악산 바위는 살아있어 조금만 스쳐도 피를 보곤 합니다. 이번 설악 등반은 후회 없이 몸을 쓰고 온터라 지금도 손끝에 전달되는 찌릿함에 기분이 미묘하게 좋습니다. 험다길을 마치고 한시길까지 치고 온다는 말에 장시간 등반을 좋아는 하지만, 목마름이 걱정되 미경선배가 챙겨준 물과 간식을 들고 등반에 나섰습니다.


본래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물을 챙겨가지 않을 심상이었으나 요즘 같은 날씨에 물이 없으면 그냥 이건 아니 됩니다. 가방이 무겁더라도 얼음(?)물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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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등반을 통해 느낀것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자신감 부족으로 멈칫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겁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등반을 할때 그냥 오르는 것이 좋아 등반에 대한 기억도 전무 하였습니다.


요즘에는 등반을 하고 나면 그 루트랑 동작들이 자세히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도 선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깊어서 그런가 봅니다.선배님들께서 많은 걱정과 격려를 주시는데 꼭 다치지 않고 잘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등반을 하며 참 많은 것을 정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등반은 그 동안 제 삶에 많은 부분을 변화 시켜 주었습니다. 그 안에 늦뫼 가족분들이 함께 있었구요.


우리 방부제 처럼 늘 변하지 말고,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들만 가슴에 묻고 함께해요. 이상 늦뫼 부총부 호등이 였습니다.


선배님들 이번주는 처가집가서 그 동안 못한 효도좀 하고 오겠습니다. 다음주 강촌 유선대에서 자일의 정을 다시 느껴 보아요.


언제나 "늦뫼 화이팅!!" 입니다.